정치·사회  사회

[인터뷰] '해군참모총장' 지낸 황기철, 안중근 의사 유해 찾기 나선 이유는

배윤주 기자 yjbae@businesspost.co.kr 2024-02-27 10:5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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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해군참모총장' 지낸 황기철, 안중근 의사 유해 찾기 나선 이유는
▲ 황기철 ‘안중근 의사 찾기 민간상설위원회’ 이사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민족의식을 바로 세워야 대한민국이 잘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민족의식을 바로 세워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질 수 있습니다.”

황기철 ‘안중근 의사 찾기 민간상설위원회’ 이사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사업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해군참모총장을 지낸 황 이사장은 평생 국가를 위해 싸우는 군인으로 살아와 대한민국 독립을 위해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에 유독 애착이 갔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끄는 안중근 의사 찾기 민간상설위원회는 안중근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은 날을 기려 지난 2월14일 중국 내 재외국민 단체 ‘다롄한국인회’(회장 유대성)와 업무협약을 맺고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사업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은 안중근 의사가 순국하신 뤼순감옥이 있던 곳이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황 이사장과 지난 26일 서울 송파구 한 카페에서 만나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사업의 의미와 앞으로 계획에 대해 들었다.

- 안중근 의사 찾기 민간상설위원회는 어떤 조직인가.

“한국과 중국의 학자와 민간인 각 10여 명이 모여 안중근 의사 유해를 찾기 위해 만든 단체다. 국민대 한국학연구소 소속으로 국민대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2023년 9월6일 위원회 설립 기념 현판식을, 2023년 11월16일 한중일 합동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2024년 2월14일 다롄한국인회와 유해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인터뷰] '해군참모총장' 지낸 황기철, 안중근 의사 유해 찾기 나선 이유는
▲ 중국 랴오닝성 뤼순감옥에 수감 중이던 안중근 의사의 생전 모습. <연합뉴스>

황 이사장은 현재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국민대 또한 독립운동가인 해공 신익희 선생이 세운 학교여서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 사업에 뜻을 함께 하고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황 이사장은 중국 교수 및 공무원들과도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한중민간상설위원회를 세운 뒤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그는 "중국 민간상설위원회 위원들은 상해 외국어대 교수, 북경 외교학원 교수, 뤼순 향토사학자 등으로 구성된다"고 덧붙였다.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하게 된 계기는.

“해군으로 재직하며 나라가 어려울 때 지켜야 한다는 군인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다녔는데 독립운동가도 주권을 빼앗은 일본에 맞서 목숨을 바치신 분들이라 동질감을 느껴왔다. 

진해 해군부대에 ‘위국헌신 군인본분(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다)’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이 있어 특히 안중근 의사에 관심이 컸다. 그뒤 국가보훈처장으로 재직하며 민족정신을 바로 세워야 겠다는 생각이 강해졌고 효창공원에 안중근 의사 가묘가 있는데 유해를 찾아 모셔 와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안중근 유해 발굴 사업의 의미를 설명해준다면.

“안중근 의사 정신을 되새기는 일은 지금껏 많았으나 정신만 있으면 안 된다. 유해를 찾기 위한 노력이 병행돼야 민족의식이 바로 서고 대한민국의 미래도 밝아진다. 또 한중일이 처음 함께 협동한 것에도 의의가 있다.

안중근 찾기 민간상설위원회에서는 2023년 11월16일 한중일 합동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는데 일본 학자들도 역사를 바로 세우는 데 동참한다는 의미로 정치적 한일 관계에 연연하지 않고 일제 강점기 자료를 제공하기로 했다."

-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중국 당국에 해당 사업을 요청했을 때 △북한과 협조 △위치 특정 △다롄 시정부의 협조 등 3가지 조건을 제시했다. 북한은 김일성이 항일무장 투쟁의 원조라 선전해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을 막지 않을 것으로 본다. 유채가 있는 위치는 다롄 동산파 일대로 추정한다. 다롄에는 한국 교민들이 많아 시정부의 협조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인터뷰] '해군참모총장' 지낸 황기철, 안중근 의사 유해 찾기 나선 이유는
▲ 2024년 2월14일 국내 민간단체인 ‘안중근 의사 찾기 한중민간상설위원회(이사장 황기철)’와 중국 내 재외국민 단체 ‘다롄한국인회(회장 유대성)’는 업무협약을 맺고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에 협력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발굴한 유해가 안중근 의사의 것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국가보훈처에서 안중근 의사의 DNA를 보관하고 있어 확인이 가능하다. 천주교 신자였던 안중근 의사의 묵주가 남아있을 수도 있다. 또 안중근 의사는 당시 일반적인 사형수들처럼 항아리에 묻지 않고 소나무 침관에 묻었기 때문에 유해 발굴이 상대적으로 쉬울 수 있다.”

황 이사장은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이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0.0001%의 확률이 있어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주권을 다시 뺏기지 않도록 민족의식을 바로 세우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는 4월 다롄에 방문해 발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 인터넷 댓글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반중정책이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치와 역사는 별개다. 그리고 중국인들도 일본으로부터 같은 어려움 겪었기에 안중근 의사에 대해 영웅이란 생각을 갖고 있어 협조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 3.1절을 앞두고 하고 싶으신 말씀은.

“안보는 ‘자강’, 외교는 ‘국익’을 위한 것이다. 현대인들이 바빠 자신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나라에 대한 관심을 갖긴 쉽지 않은데 민족정신을 항상 갖고 있는 것이 근본이다. 오늘날 우리가 있게 끔 나라를 지킨 독립운동가들을 기억하는 일이 건강한 외교를 맺는 길이며 우리나라 국권을 강하게 지키는 방법이다.”

황기철 이사장은 1957년 경상남도 진해에서 태어났다. 1978년 해군사관학교 32기로 임관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해군참모총장을 지냈다. 2020년부터 2022년 국가보훈처 처장을 역임했다. 2021년 홍범도장군 유해 봉환 대통령 특사로 활동했고 2022년부터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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