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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압박에 4대금융 ‘상생금융’ 성과 공개, 올해 역대급 실적 속 커지는 부담

김환 기자 claro@businesspost.co.kr 2024-07-01 15: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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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나란히 지속가능 경영보고서에 별도 항목을 만들고 ‘상생금융’ 성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초 윤석열 대통령의 ‘이자 장사’ 발언에서 비롯된 금융당국의 상생금융 압박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대 금융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상생금융 성과 공유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압박에 4대금융 ‘상생금융’ 성과 공개, 올해 역대급 실적 속 커지는 부담
▲ 4대 금융은 올해도 상생금융과 관련한 고민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최근 2023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상생금융’ 성과를 발표했다.

KB금융은 보고서에 고객과 임직원, 정부·지자체, 주주·투자자 등으로 이해관계자를 나눠 중대 이슈를 담았다. 이 가운데 고객의 중대이슈로 ‘상생금융’을 꼽고 131만7640명이 수혜를 받았고 포용금융으로는 2819억 원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2023년 ESG전략 가운데 ‘S’의 핵심으로 ‘상생’을 꼽고 상생 포용금융 지속과 금융교육과 봉사활동 참여 등을 제시했다. 주요 성과로는 ‘서민금융 4조7600억 원 지원’과 ‘금융교육 42만3879명 참여’, ‘자원봉사 5만3553시간’ 등을 제시했다. 

하나금융은 금융을 통한 사회적 기여를 중장기 전략으로 제시했다. 상생금융을 통해서는 은행권 공동과 하나금융 자율 프로그램을 통해 모두 약 3557억 원을, 소상공인 2880곳을 대상으로는 디지털전환 기기와 마케팅 컨설팅을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주요 성과를 담은 ‘ESG 하이라이트’에서 ‘우리상생금융 3·3패키지’를 통해 모두 21조 원을 지원하고 2123억 원의 고객 혜택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자 21만 명을 대상으로는 모두 1719억 원 가량의 이자환급을 실시했다.

'상생'은 금융권을 비롯한 기업 ESG보고서에서 흔한 표현이지만 '상생금융'이란 단어는 드물었다. ‘상생’의 의미도 금융사가 관계를 맺고 있는 협력사 등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 생태계 조성을 중심에 두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정부가 지난해 내내 금융권에 압박을 가한 영향이 이번 ESG보고서에서도 드러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초 은행 등 금융사가 기준금리 급등에 편승해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워 '상생금융' 바람이 불었다.

4대 금융은 올해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막을 연 22대 국회를 필두로 여당과 야당이 모두 금융권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금융권을 맡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또 다른 ‘횡재세 법'으로 여겨지는 은행의 서민금융기관 출연요율 상향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정무위 야당 간사를 맡은 강준현 의원은 “지난해 은행 대출 이자 수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은행이 거둔 수익으로 모두가 상생하는 경제를 위해 사회적 부담을 함께 짊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은 이밖에도 주택담보대출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도 추진하며 금융권을 겨냥하고 있다.

여당에서도 금융권에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여당 정무위는 정쟁 속에 6월 말에서야 구성을 마쳤다.

국민의힘 몫으로 돌아온 정무위원장에는 과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로 평가된 윤한홍 의원이 올랐다.

윤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후반기 정무위원회 간사를 지내며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에 비판 수위를 높일 때 함께 목소리를 냈다.

이밖에도 22대 국회 정무위 여당 간사 강민국 의원은 최근 우리은행 임직원 100억 횡령을 두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을 ‘모피아’로 지칭하며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 압박에 4대금융 ‘상생금융’ 성과 공개, 올해 역대급 실적 속 커지는 부담
▲ 4대금융 2023년 실적과 2024년 전망. 에프앤가이드 자료 갈무리.
상생금융 압박은 4대 금융 하반기 실적 전망이 밝은 만큼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장기업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은 올해 연결기준 순이익(지배주주)으로 모두 16조2635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8.94% 가량 늘어나는 것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주요 금융그룹은 지난해 화두가 된 ‘상생금융’에 관심을 뒀지만 과거에도 비슷한 개념을 통해 사회 지원에 힘써 왔다”며 “상생금융은 지속되는 고민으로 앞으로도 ESG공시 의무화 등에 맞춰 실효성 있게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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